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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황주홍 국회의원의 한 초선일지-제36호

기사입력 2012.11.2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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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황주홍 국회의원

    한 초선 일지 제36호  - 2012년 11월 25일. 
                                                

       
    ▲ 황주홍 국회의원
    (민주당, 전남 장흥·강진·영암)
     
    조금 전 김영환 의원의 「대선일기」를 읽었다.

    나는 그에게 곧 이런 문자를 보냈다.
    “김 장관, 자랑스럽소. 자랑스런 내 벗이여, 감격의 격문에 시원하고 분개하고 슬퍼지는군요. 단어 하나 문장 하나까지 완전 공감해요. 김영환, 멋있어요, 정말♥”

    막연한 두려움을 의로움에 대한 역사적 갈급함으로 승화시킨 명문(名文) 「김영환의 대선일기 26」을 여기 그대로 싣는다.

    그런데, 김 의원(김 장관), 누가 누구를 제명(除名)한단 말이요? 그 좋았던 4․11 총선 전망에 오만과 어리석음으로 재를 뿌렸었고, 이제 또다시 그 좋았던 12월 대선 승리 가능성에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찬물을 끼얹어버린 자들이야말로 제명받아 마땅한 거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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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1월 25일(일)
    [김영환의 대선일기 26]

    오! 안철수
    그는 드디어 갑옷을 벗고 화살을 맞았다.

    협상을 주도한 민주당 의원들의 공격 앞에서,
    조국교수와 진중권교수의 신랄한 트윗 앞에서,
    일부 시민사회 인사들의 중재안 앞에서,
    그는 기꺼이 갑옷을 벗고 화살을 받아 안았다.

    이제 민주당이 웃음 뒤에 숨어 ‘연민의 찬사’를 침이 마르도록 내 뱉고 있다.
    나는 우리의 오늘의 자화상이 부끄럽고 우리들이 하는 말이 메스껍다.

    이런 정치의 장에 서 있는 내가 싫다
    우리가 어제 한 일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적어도 지금, 우리는 안철수 후보에게 도움을 요청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단일화 없이 등록하고 국민의 힘으로 심판하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왜 그는 서울 시장선거에서도, 대통령 후보단일화에서도 번번이 양보하는가!
    통 큰 양보의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그토록 자랑하던 맏형의 자리에 누가 앉아있는가!

    우리는 맏형의 자리를 내놓고 끝까지 적합도와
    여론조사 대비 착신전환에 대롱대롱 매달리지 않았는가!
    선거는 역시 조직이라는 등식을 신주처럼 모시지 않았던가!

    나는 단일화 과정 중에 여론조사가 아닌 담판에 의해 양보하는 단일화를 주장하였고,
    양보하는 자가 승리자가 되고 민심을 얻는 이순신이 된다 하였다.
    양보하는 자가 맏형이 된다고도 하였다.
    그는 선조의 길이 아닌 이순신의 길을 갔고,
    결국 정권교체의 백의종군을 자임하였다.

    누가 안철수 후보를 12월 19일의 빌라도 법정에서 십자가에 매달았는가?
    지지율인가? 국정경험 부족인가?
    귀족적인 삶의 이력인가? 당이 없기 때문인가?
    우리는 이런 내용의 지침에 따라 충실히 대의원대회를 치렀다.
    우리가 어제 밤 새벽닭이 울 때까지 무슨 일을 했는가!
    여론조사를 대비해 착신전환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끄럽게 이러고도 우리는 안철수의 용단에 기대 선거를 치르고자 하는가?
    어찌하여 50년 전통의 100만 당원의 127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우리 민주당이, 단 하루도 국회의원 세비를 받아 본 적이 없는 안철수 후보에게 대선 승리의 키를 구걸하게 되었는가!

    당장 정치를 그만두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
    그러고도 참회록 하나 반성문 하나 없는 민주당이 정말 제대로 선 당인가!
    민심의 승리라고, 민주당의 저력이라고 왜 말 못하는가?

    나의 이런 주장조차도 후단협이라고 낙인찍힐 것이고,
    수백 수천의 악성 댓글이 화살처럼 나의 온몸에 박힐 것이다.
    나의 최소한의 예의와 양식조차도
    정치를 이제 그만 둔다는 각오를 하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나는 이미 정치를 그만 둔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골백번 하면서 쇄신의 길에 나섰으나,
    아무 성과도 메아리도 없이 하루하루를 연명하다
    이런 구차한 꼴을 당하고야 말았다.

    나는 어제 당이 개인적인 의사 표시를 자제해 달라는 지시에
    충실해서 언제나 그랬듯이 침묵하였다.
    이 비겁의 극치인 내게 돌을 던져라!
    그리고 당이시여!
    제발 이 버르장머리 없는 해당분자를 제명해 다오.
    지친 나도 기득권을 어서 내려놓고 싶다.
    대신 내 목이 짧으니 유의해서 짤라 주기 바란다.

    김대중 유훈은 문재인의 당선에 있다고?
    노무현의 정신이 버티는 단일화에 있다고?
    아니 우리는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의 위패를 안철수 후보에게 넘겨주었다.
    아! 이 참혹한 아이러니를 어찌 할 것인가!
    우리는 이제 함부로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충실한 계승자가 적어도 오늘은 안철수 후보다.
    칼 포퍼의 말대로 “문제는 결국 문제해결에 있다.”

    그 사이 지지율 경쟁에 내몰린 호남에서 수백 명이 참석한 단합대회에
    다녀오던 당원 3명이 목숨을 잃었고 전주의 당원 한 분이 투신하였다.

    지난 몇 달 동안 전당원이 동원되고 수십만의 노사모와
    백만민란이 동원 되었으나, 그를 완벽히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그리고도 벼랑 끝에서 그를 내몰았다.

    그는 이제 우리국민의 투표용지 위에서 내려왔다. 주체적으로.
    그리고 오늘 정신적으로는 이미 우리의 야권단일후보가 되고
    정신적 대통령이 되었다.

    지난 단일화 과정에서 단 한사람의 의원도, 당원도 문재인 후보가
    양보를 해서라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 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단일화정신은 어디로 가고, 이러고도 당이 온전한 정당이라 할 수 있는가!
    민주당은 진즉 죽었다.

    단일화를 한다는 민주당이 안철수 후보를 봉쇄한 채
    그를 만나는 일이 이적행위가 되고
    배신이 되는 분위기를 만든 분들이
    이제 와서 관계개선의 다리를 놓고 그들의 도움을 받겠다니...
    진영의 논리에서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한발작만 떨어져서 단일화의 정신에서 보면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 나라 정치에서 최초로 연거푸 ‘감동의 파도’가 일고 있다.
    감동의 정치가 어찌하여 한 어린(?) 정치인에게서 나오는가!
    왜 그에게 편견이 없는 젊은이들의 지지가 몰리는가!

    권력은 특권이나 지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결국 국민에게 철저하게 순종하고 국민에게 감동을 드릴 때
    가능하다는 실례를 만들어 주었다.

    언제 이 나라 정치에 이런 감동이 있었던가!
    그 어떤 지리한 국정경험보다 값진 감격이 아니던가!

    민주당은 임진란의 조정이 되어 선조의 길을 따라갔고,
    안철수는 ‘이순신과 권율’의 길을 따라갔다.
    우리는 끌려가는 이순신의 연도에 서서 발만 구르는 조선의 백성이 되었다.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안철수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단일화정신은 지지율과 적합도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의 고통 속에 있다는 것을 고백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정신은 오늘 외로움 속에 있는 안철수 후보와 함께 있다.
    울지마라, 안철수! 국민이 이미 당신을 사랑의 강포에 싸안고 있다.

    지금 울고 있는 것은 비겁의 천막 속에서 뒤척인 나
    4선 민주당 중진의원 김영환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

    새 정치와 정권교체, 그리고 남북통일의 한길에서 다시 만나길 고대해 본다.
    <상가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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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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