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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해양엑스포 3파전,,, 누가 승자

기사입력 2007.04.22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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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엑스포 3파전…누가 승자?

    한국, 경제규모·국제대회 개최경험서 모로코·폴란드에 ‘우위’











    2012년 세계엑스포 유치 레이스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지난 13일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한국 실사가 공식적으로 완료되자 경쟁국들의 엑스포 준비 상황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2012엑스포 추진 일정상 앞으로 약 2개월 간 후보국들은 실사준비를 비롯한 엑스포 유치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오는 6월 프랑스 파리 BIE총회에서 후보지별 계획 발표와 현장실사 결과 보고가 이뤄지면 일단 최종 개최지의 윤곽이 드러난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9~13일 진행된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한국 현지실사에서 여수엑스포 조형물을 보고 있는 BIE 실사단.

    한국은 BIE 실사단의 까다로운 현지실사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데 일단 한숨을 돌리고 있는 표정이다. 카스트로 BIE 브라질 대표는 노골적으로 “한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까지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아직 축포를 터트리기엔 이른 감이 있다. 11월 말 BIE 회원국들의 투표로 최종 엑스포 개최지가 최종 결정되기까지 7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고, 그 기간 동안 언제 어떤 식으로 상황이 역전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한국, 엑스포 유치 레이스 “굿 스타트”

    현재 2012엑스포 유치권을 놓고 출사표를 던진 나라는 총 3개국이다. 이중 한국의 여수가 가장 먼저 BIE 실사를 마쳤고, 오는 30일~5월4일 탕헤르(모로코), 5월14일~18일 브로치와프(폴란드) 실사가 예정돼 있다.

    탕헤르와 브로츠와프 실사 시작 전이기 때문에 아직 유치국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실사 결과를 객관적으로 놓고 비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난 4박5일간 BIE 실사단의 입에서 '완벽' '환상적' '최고'라는 단어가 떠나지 않았던 점을 볼 때, 지난 주 국내 현지 실사를 통해 여수가 2012엑스포 유치에 성큼 다가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카르맹 실뱅 BIE 실사단장 말대로 “굿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객관적인 지표면에서도 한국이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 고위관계자는 “결국 엑스포 유치의 관건은 국제적인 규모의 행사를 치러낼 경제·사회적 능력 여부 아니겠느냐”며 “상대국에 비해 높은 경제수준은 한국이 지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11위의 경제규모와 1988년 서울올림픽, 1994년 대전엑스포, 2002년 한일월드컵 등 ‘빅3 국제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전력은 BIE 입장에서도 크게 고려할만한 요소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세계적 규모의 글로벌 기업과 해외 네트워크망, IT(정보기술) 강국이라는 이미지도 엑스포 유치에 긍정적인 면으로 꼽는다.

    여수엑스포 주제로 선정된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The Living Ocean and Coast)’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회자된 바 있다. 실뱅 단장은 이번 실사에서 “여수엑스포 주제가 국제적인 관심을 끌만하다”고 밝혀 힘을 보탰다.

    다만 2010년 엑스포 개최지가 상하이(중국)로 정해져 2005년 아이치(일본) 때부터 동아시권에서 박람회를 ‘싹쓸이’한다는 지적과 중소도시 여수의 낮은 인지도 등이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 유럽인이 꼽는 최고 국제휴양도시 ‘탕헤르’

    여수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탕헤르는 영화 <카사블랑카>의 무대이자 1년 중 300일간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항구도시다. 아프리카 북서부, 대서양과 지중해가 만나는 지브롤터 해협에 자리잡은 모로코의 맑고 깨끗한 햇살과 바람은 매 휴가철 수많은 유럽인구를 탕헤르로 끌어들이고 있다.

    모로코는 국제휴양지 탕헤르의 명성과 ‘아프리카·이슬람권 최초 개최’라는 명분으로 엑스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최도시의 국제적 유명세를 이용하되, 1인당 1730달러(2004년 기준)에 불과한 낮은 소득수준과 개최능력 부족이라는 약점은 ‘대의명분’으로 보완하겠다는 발상이다.

    특히 국왕이 유치활동을 직접 지휘하고 있어 각종 유치활동에서 신속한 의사결정 및 기동력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대서양과 지중해가 만나는 지브롤터 해협에 위치한 모로코 탕헤르는 유럽인들에게 '꿈의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모로코는 중동·아시아·유럽·아프리카 문화가 교차되는 지역으로, 이슬람 국가면서도 개방적이고 서구적이며,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해있지만 유럽적 문화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모로코가 엑스포 주제로 왜 ‘세계의 길, 문화의 만남, 세계의 화합 (Routes of the World, Cultures Connecting, For a more United World)’을 선정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모로코의 약점으로 지적된 ‘외교력 부재’는 올 상반기 중 전 BIE 회원국에 총 18개 사절단을 파견하는 등의 노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오는 5월 중 BIE 회원국 대표를 대상으로 한 국제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경제적 능력이 미흡하다는 점은 모로코의 아킬레스건이다.

    ◆ EU 지지 등에 업고 세몰이 나선 ‘브로츠와프’

    폴란드 역시 유럽연합(EU) 차원의 공동지지 추진 전략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표 몰이에 나섰다. 폴란드는 동유럽을 중심으로 BIE 회원수가 가장 많은 유럽의 후광을 기대하고 있다. BIE 회원국 98개국 중 유럽국가는 총 36개국으로 아시아 15, 미주 25, 아프리카와 중동 각 26개국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를 차지한다.







    폴란드의 공업 중심지 브로츠와프 전경. 도시 한 가운데로 오데르강이 흐른다.

    폴란드는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하다. 당시 경험을 토대로 지난 1월에는 엑스포 유치조직을 전면 개편해 후보도시인 ‘브로츠와프’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번과는 달리 중앙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유치 의지를 보이고 있고 실제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특히 경쟁국 중 해외 상주공관을 가장 많이 보유(63곳), 유리한 외교망을 갖췄다는 점이 폴란드의 강점이다.

    반면 연정체제로 정국이 다소 불안정하다는 점과 개최도시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가 낮다는 점은 취약한 부분으로 꼽힌다. 브로츠와프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오데르강을 중심으로 발달한 폴란드의 공업 중심지다.

    ◆ "남은 기간은 BIE 회원국 상대 외교·홍보 싸움"

    이처럼 3개 도시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시간 계량비교는 사실상 무의미할 수 있다. 다만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란 말이 있듯이 도시별 장·단점을 정확히 분석해 유치전에 임한다면 남은 7개월을 보다 밀도 있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BIE 실사단의 조언대로 앞으로는 '외교전'에 주력해야 한다. 실사 결과가 아무리 좋게 나와도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97개 BIE 회원국을 설득하는 작업에 실패한다면 엑스포 개최는 힘들어진다.

    여수엑스포 유치의 당위성과 주제를 충분히 부각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전에도 가세해야 한다. 이반 프로스타코프 BIE 러시아 대표는 “아직 투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미디어의 도움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기자들이 여수에 대한 정보를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3개 도시에 대한 BIE 실사 결과는 오는 6월 제141차 BIE 총회에서 98개 회원국 대표에게 회람되고, 11월 26~27일 파리에서 열리는 142차 총회에서 비밀투표로 최종 개최지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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