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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2의 해신(海神) 시대 열자

기사입력 2005.06.12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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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제2의 해신(海神) 시대 열자


    김 석 균 <완도해양경찰서장.행정학 박사>


    얼마전 해상왕 장보고를 다룬 드라마 해신(海神)이 인기리에 종영되었다.
    장보고가 활약한 시기는 통일신라의 중앙정부가 약해진 틈을 타 지방세력이 발호하고 동북아의 세력이 재편되는 혼돈기였다. 이 시기에 서남해 해상에는 해적들이 들끓어 중앙정부를 위협할 정도였다. 장보고는 해적을 소탕하고 당, 왜, 동남아, 아랍, 페르시아까지 미치는 글로벌 해상 무역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해상무역을 주도하였다. 장보고 사후 해상무역 네트워크는 무너지고 해상권의 주도권을 잃게 되었지만 우리 역사상에서 해양세력이 이때만큼 융성했던 시기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중심의 대륙지향 전통과 유교가 사회의 지배이념으로 자리 잡으면서 비친수(非親水)적인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문화적 전통 속에서 바다 일을 천시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해양력(sea power)은 쇠퇴하게 되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격언이 있다. 이 말은 16-17세기 서구 열강들이 식민지를 개척하고 해상권을 장악하여 해상무역으로 세계를 주도하게 된 것에서 유래되었다. 오늘날 이 격언의 적확성은 식민지 시대와 전혀 다른 바다의 경제적, 환경적, 전략적 가치로 확인된다.
    바다는 점점 고갈되고 있는 육지의 식량, 에너지, 자원과 악화되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되고 있다. 또한 세계무역의 90% 이상,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99.8%가 해상으로 수송될 정도로 해상교통로는 세계경제의 생명선이 되고 있다.
    해양산업은 엘빈 토플러가 해양산업을 정보통신, 우주개발, 생명공학과 함께 제3의 물결을 주도할 미래의 4대 핵심산업으로 꼽을 정도로 인류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 전략적 측면에서 해양력의 강화는 국가경쟁력과 안보에 직결된다. 특히 1982년에 유엔해양법협약이 채택되어 연안국은 연안으로부터 200해리내에서 해양자원 이용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각 국은 해양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 해역에서는 센카쿠 열도, 오끼 군도의 춘샤오 유전개발을 둘러싼 중.일간의 마찰, 남사군도의 영유권을 둘러싼 6개국의 분쟁 및 어자원을 둘러싼 해양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바다는 미래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이자 부의 원천의 되고 있다. 장보고가 1200년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양강국의 꿈을 실현시켰듯이 우리는 바다가 지닌 무한한 가치와 기회를 인식하여 해양산업 및 바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해상교통로의 안전 확보가 우리 경제 및 안보에 직결되는 전략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해양주권확보를 위한 해상세력의 강화가 필요하다. 해적, 해상테러, 해상범죄, 해양오염 등과 같은 초국가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안국간 다자 협력을 통한 효과적인 해양 거버넌스 구축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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